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포착된 가운데 폭염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9~15일 코로나19 입원 건수와 응급실 방문 건수는 전주 대비 각각 10.3%, 7.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같은 기간 코로나19 양성 판정 비율 역시 5.8%에서 6.3%로 소폭 상승했다.
WSJ은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로 폭염을 들었다.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해 에어컨을 찾으면서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시스템 에어컨을 통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람들 사이로 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휴스턴 UT헬스에서 전염병을 전공하는 루이스 오스트로스키 박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에어컨이 있는 곳에 밀집하면서 감염 확률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행인 점은 코로나19 감염 비율은 전년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최근의 코로나19는 이전과 비교해 치명률이 낮은 편이다. 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WSJ은 미 당국이 지난 5월 코로나 비상사태를 해제하면서 코로나19 검사 결과 제출 의무가 사라져 데이터 정확도는 다소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올해 들어서는 증상이 나타나도 검사를 받지 않거나 자택에서 가정용 검사 키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스트로스키 박사는 또 "실제 감염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폐수 검사 결과를 보면 최근 3주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량이 3배가량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수 역학 기업인 바이오봇에 따르면 20~26일 폐수 검사 결과 코로나19 검출량은 전국에서 전주 대비 17% 늘었고, 중서부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40% 급증했다.
이 역시 작년과 비교하면 검출량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고령층 등 취약계층은 통계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 소속 감염병 전문가 케이틀린 리버스는 "코로나19가 심각한 재유행에 접어들었다고 볼 순 없다"면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