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우리 제치고 '빅4'…상반기 순이익 1700억 앞서

입력 2023-07-28 17:54
수정 2023-07-29 01:30
농협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에서 우리금융지주를 제치고 4대 금융그룹으로 올라섰다. 은행은 물론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고른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농협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1조705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1조3505억원)보다 26.3% 증가한 것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KB금융(2조9967억원)과 신한금융(2조6262억원), 하나금융(2조209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순이익 증가율(26.3%)은 하나(16.6%)와 KB(12.2%) 등 5대 금융 가운데 1위였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7% 감소했다.

농협금융은 경기 악화와 대출 부실에 대비해 1분기(2932억원)보다 2572억원 늘어난 5504억원의 충당금을 새로 쌓으면서 2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19.9% 줄어든 75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4조2065억원으로 전년보다 7.9% 감소했다. 하지만 증시 회복 등으로 유가증권 운용 이익과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100% 증가한 6252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비용 절감 노력으로 판매관리비(2조1568억원)가 전년보다 2.4%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2469억원으로 작년보다 35.1% 늘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1분기에 비해 14.5% 줄어든 5749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농협손해보험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5.1%와 94.9% 증가한 3667억원과 1413억원으로 집계됐다.

DGB금융그룹도 이날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작년보다 8.5% 증가한 30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순이익은 1418억원으로 증권사 전망치 평균(1209억원)을 20% 가까이 웃돌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대구은행이 지난해에 비해 16.4% 늘어난 250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