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황제주로 떠올랐던 에코프로가 8거래일만에 100만원 밑으로 하락했다. 2차전지 과열론이 퍼지면서 POSCO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주가가 큰 폭으로 빠졌다. 그럼에도 이날 코스피지수는 반도체·바이오주가 오르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주에 대한 극단적 쏠림이 해소되는 가운데 하반기 실적이 증시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2차전지 빠지자 반도체·바이오 쑥27일 에코프로는 19.79% 하락한 98만5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8일 종가기준 111만8000원을 기록하며 100만원선을 돌파한지 8거래일만이다.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도 이날 17.25% 급락하며 3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시가총액은 이날 14조1479억원 증발했다.
다른 2차전지주들 역시 이날 주가가 급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9% 하락한 54만원, 삼성SDI는 5.83% 떨어진 66만20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퓨처엠( -13.21%)과 POSCO홀딩스(-5.71%), LG화학(-9.62%), 엘앤에프(-9.13%) 등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주요 2차전지주들이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반도체, 바이오주가 강세로 0.44% 상승 마감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시총 1, 2위인 에코프로 형제의 급락으로 1.87%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72%, SK하이닉스는 9.73% 각각 올랐다. 이날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메모리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온기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로도 이어졌다. 반도체 테스트솔루션 업체인 ISC는 16.7%, 반도체 장비업체인 HPSP는 4.01% 상승했다.
바이오·제약주 역시 이날 강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8%, 유한양행은 6.02%, 셀트리온은 1.19% 각각 상승 마감했다. 한미약품(3.15%), 대웅제약(2.90%), 녹십자(4.50%) 등도 대부분 강세였다.
전문가들은 전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월가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 올린 가운데, 내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진 점도 반도체, 바이오주 강세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9월 FOMC에서는 “데이터에 따라 금리를 동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발언한 점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파월 의장은 연내 기준금리를 두 번 더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물가 상승률에 따라 올릴 것이라고 입장을 조금 수정했다”며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마련되면서 주요 수출주들 역시 수혜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 ○2차전지 쏠림 해소되나증시 쏠림 현상도 완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LG화학 5개 주요 2차전지 종목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24일 16.08%에서 이날 14.83%로 하락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의 코스닥시장 내 시총 비중도 지난 24일 기준 17.9%에서 이날 16.7%로 소폭 줄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쏠림이 완화되는 가운데 단기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기업 실적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수급 양상이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쏠림이 해소되면서 순환매로 연결이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증시 순환매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하반기 실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