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문 두드리는 BBB급 기업들…이랜드리테일?한신공영 부동산 자산 활용해 금리 낮춰

입력 2023-07-27 14:29
이 기사는 07월 27일 14: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캠코 담보부사채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하는 BBB급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신용 기업들이 보유 부동산을 담보로 캠코의 AAA급 신용도 지원을 받으면서 조달 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이날 500억원어치 2년물 담보부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공모채 400억원과 사모채 100억원 규모다. 확보한 금액은 차환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뉴코아아울렛 울산점을 담보로 잡았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담보부사채 발행을 위해 캠코의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하기로 했다. 캠코는 담보부사채 총 발행금액(500억원) 80%인 400억원에 대한 지급 보증을 지원한다.

AAA급 신용도를 갖춘 캠코의 지원으로 신용도를 높였다.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500억원 가운데 캠코가 지급 보증을 한 400억원의 담보부사채는 ‘AAA(안정적)’ 신용도가 매겨졌다. 신용도가 높아진 만큼 조달 금리는 연 4.459%로 책정됐다.

한신공영도 지난 21일 캠코 지원프로그램을 담보부사채를 발행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을 담보로 500억원을 조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한신공영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매겼다.

업계에서는 캠코의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하는 BBB급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신용도가 흔들리거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기업들은 공모 회사채보다 좋은 조건에서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자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캠코의 지급 보증을 받은 한신공영의 400억원어치 담보부사채의 조달 금리는 연 4.781%로 책정됐다. 반면 지난 2월 발행된 한신공영의 공모 회사채 조달 금리는 연 9.5%에 달한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은행 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차라리 캠코의 신용도 지원을 노리는 게 낫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공모채 흥행 가능성이 불투명한 BBB급 기업들은 보유 부동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안에 관심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