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낮 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인 조선(33·사진)으로부터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사람 죽이는 칼 종류 등을 검색했다"는 진술을 26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포털 사이트 측에서 조선의 검색 기록을 넘겨받고 개인 컴퓨터를 분석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훔친 흉기 이외에 다른 범행도구를 구입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신용카드 등 금융거래 내역도 들여다보고 있다.
조선은 경찰에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거나 "오랫동안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선은 별다른 직업 없이 인천의 이모 집과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했다.
경찰은 가족관계를 확인한 결과 부모가 모두 살아있지만 별다른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했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모두 20문항에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조선은 스스로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선은 경찰 조사에서 우울 증상이 있다고도 말했으나 현재까지 관련 병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기록 조회 결과 2013년 1월부터 범행 당일까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은 지난 21일 범행 10분 전 흉기를 훔친 뒤 택시를 타고 오후 2시7분 신림역 인근에 도착하자마자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전날 오후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컴퓨터도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조선의 이름과 나이·얼굴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