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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공급은 줄어드는데 폭염으로 수요가 급증해서다. 국제 곡물가에 이어 유가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물은 전일보다 0.89달러 오른 배럴당 79.6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4월 18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브렌트유 9월물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9달러 상승한 배럴당 83.64달러에 거래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4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도 연일 상승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636달러로 전일보다 1.1%(0.04달러) 올랐다. 지난해 6월 7일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 최대치다. 미국 내 기름값도 7월 초부터 4주째 상승하고 있다.
계속되는 무더위가 원유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폭염으로 전기 사용이 늘면서 원유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특히 산유국이 몰려 있는 중동 지역은 여름철에 더 많은 원유를 사용해 전력을 가동하고 있다. 반면 무더위로 정유사들은 공장을 멈추고 있다. 이날도 미국 최대 정유공장 중 하나인 엑슨모빌의 루이지애나 사업장이 최대 4주간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공장의 원유 정제 능력은 하루 11만 배럴이다.
산유국들의 감산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하루 원유 생산량을 총 516만 배럴 감산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석유 공급은 줄고 있는데 예상했던 수요 감소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원유 수요 감소 요인인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낮아지고 있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지난 4월 대비 0.2%포인트 올렸다. 전문가들은 세계 원유 수입국 1위인 중국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세와 정부 부양책이 유가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란 설명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노유정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