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이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여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살인사건 후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이 올라온 데 이어 비슷한 글이 잇따르면서 모방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신림역 일대에서 여성을 강간하고 살인하겠다’는 글을 쓴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살인 예고 신고를 접수한 즉시 순찰차 11대를 투입해 신림역 일대를 수색했지만 범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24일 신림역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또 다른 20대 남성 A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26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30㎝가 넘는 흉기 구매 내역을 글과 함께 첨부했다. 경찰은 A씨가 이 글을 삭제한 점을 고려했을 때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112에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혔다. 이후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해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경찰에 “신림동 사건과 관련해 남성을 조롱하는 글을 보고 분노를 느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신림역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네 명의 사상자를 낸 살인 피의자 조선(33·사진)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