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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등 대형 투자자들이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술주들을 대거 매도했다고 C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정돼 있어 시장에 위험 기피 심리가 번졌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질 캐리 홀 전략가는 이날 고객들에게 발송한 메모에서 “자사 고객인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한 주 동안 69억6000만달러(약 8조9000억원)어치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다”며 “주간 단위 기준 2020년 11월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S&P500지수를 구성하는 11개 업종 중 7개에서 투자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홀 전략가는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두 부문에서 특히 기록적인 매도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기술 부문의 경우 올해 미 증시 랠리를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자금 흐름이 급격하게 반전된 모양새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부문에도 직전 주까지 역대 최장기간인 10주 연속 매수세가 지속됐었다.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6% 상승, 4% 하락하는 등 큰 폭의 변동을 나타냈다. 오는 26일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BoA는 향후 1년간 S&P500지수가 5% 빠질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매수를 추천하기도 했다. 풋옵션은 하락장을 가정하고 미래의 특정 시점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다. 변동성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파생상품이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낮아지면 값이 내려간다. BoA에 따르면 S&P500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가격은 현재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벤자민 보울러 BoA 전략가는 “고금리 환경에서 시장 변동성이 낮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