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파랑새’ 모양의 상징적 로고를 버리고 새 로고 ‘엑스(X)’를 선보이면서 금융 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하기로 한 가운데 17년 간 형성돼 온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트위터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로고를 파랑새에서 X로 교체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 기업의 가치가 최소 약 40억달러(약 5조1000억)에서 최대 200억 달러(25조6000억원) 정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는 ‘트윗’과 ‘리트윗’ 같은 단어를 일상의 일부로 만들 정도로 십수년간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각국의 정상급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들 다수가 이용하면서 상당한 문화적 영향력도 행사했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파랑새와 결별하겠다고 밝힌 것은 23일로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곧 트위터 브랜드, 점진적으로는 모든 새 문양에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며 검은색 바탕에 알파벳 ‘엑스(X)’가 그려진 새 로고를 공개했다.
트위터는 2006년 설립된 뒤 줄곧 ‘파랑새’ 모양의 로고로 사용해 왔다. 이 선언 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 건물 벽에는 거대한 ‘엑스(X)’ 표시가 영사되는 등 빠르게 로고 교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머스크는 한발 더 나아가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를 폭넓은 금융 거래 플랫폼으로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모든 것을 위한 ‘슈퍼 앱’으로 재탄생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자신의 개편 목표를 설명했다.
머스크가 언급한 슈퍼 앱의 모습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블름버그'는 중국에서 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인 텐센트 홀딩스의 앱 ‘위챗’(WeChat)을 모델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위챗에선 메시지 주고받기는 물론 결제·대출 등 온라인 금융 서비스까지 처리할 수 있다.
한편, 트위터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태다. 머스크가 인수한 뒤 트위터의 광고 수익은 최근 절반으로 줄었고, 이달에는 라이벌 기업인 메타 플랫폼이 앱 ‘스레드’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