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이 한 장관이 '표정'을 문제 삼았고, 한 장관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두 사람의 설전은 박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씨에 대한 판결문을 읽는 것부터 시작됐다. 박 의원은 이후 한 장관에게 질의하며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한 장관은 "제 표정까지 관리하시느냐"고 맞받았고, 박 의원은 "제가 관리한다고 관리되느냐"고 답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의 설전은 계속됐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 대신 최씨 구속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박 의원에 요구에 민주당의 '회유 시도' 의혹이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사례를 끌어왔다.
그는 "이 사안은 사법 시스템에 따라 진행된 사항이며 재판이 진행 중이다"라며 "민주당처럼 이화영 부지사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사법 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 이 재판 내내 전혀 없었다. 시스템 내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역시 동문서답이다. 이화영의 '이'자도 안 물었는데, '최'를 물었는데 '이'를 답한다"며 "법무부 장관답게 하라"고 반발했다.
한 장관은 이에 "여기 소리 지르는 데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고, 박 의원은 "하도 기가 막혀서 하는 얘기다. 내가 그동안 소리 질렀느냐"고 응수했다. 그러자 한 장관 역시 웃으며 "자주 질렀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또 자신을 향해 "가볍기가 정말 깃털 같다. 일국의 법무부 장관은, 장관이 가지고 있는 권한과 책임 때문에 이 자리에 많은 다수 여야 법사위원들의 질문 세례를 받는 것이다. 그것을 감내하라고 장관직을 임명하는 것"이라는 박 의원의 말에는 "감내하고 있다. 그러니까 제가 의원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이다. 제가 여기 의원님 훈계 들으러 온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훈계 아니다.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을 위해서 드리는 말씀"이라며 "내가 왜 한동훈 장관께 훈계를 하겠느냐. 개인 박범계가 아니잖소"라고 했고, 한 장관은 "반말은 하지 말아 주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