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6일 바이오산업에서 개발 난도가 높은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치료제 임상의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IPF는 심각한 폐 질환으로, 장기간 폐 손상에 따른 손상 복구 및 염증이 반복된다. 폐가 딱딱(섬유화)해져 들숨과 날숨이 어려워지고, 혈관과 폐포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기체 교환 장애가 생겨 숨이 가빠지는 것이 증상이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험 인자는 흡연, 가족력, 비정상적 위산 역류, 환경, 바이러스 감염 등이라고 했다. 전 세계 300만명의 환자가 있고, 주로 50세 이상의 남자에게 발병한다. 진단 후 평균 수명은 2~3년밖에 되지 않으며, 비가역적 질환이어서 생활 습관 개선 등을 통해 치료하기도 어렵다.
현재 IPF 환자에게 처방되는 약은 ‘에스브릿’과 ‘오페브’ 두 개다. 중증의 IPF 환자에게 처방하는 표준치료제(Standard of Care)다. 하지만 폐 기능 감소를 늦추는 질병 지연 효과만 있고, 폐 기능 개선 또는 질병을 치료하지는 못한다고 했다.
또 각각 심각한 수준의 광과민성 발진, 소화기계 부작용을 동반한다. 이에 약을 복용해 질병 지연을 늦추더라도 삶의 질이 저하되거나 식욕부진으로 전신 상태가 오히려 악화한다.
위해주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페브는 2024년 53억달러, 2028년까지 누적 330억달러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될 만큼, IPF 질환의 처방약 수요가 높다”며 “빅파마 뿐만 아니라 바이오텍이 IPF 신약 개발에 뛰어들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유망한 파이프라인은 임상 3상 중인 베링거인겔하임의 PDE4 저해제와 임상 2상 중인 BMS의 LPA1 저해제 ‘BMS986278’라고 판단했다. BMS986278은 표준치료제 병용 요법 임상 3상에 진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4월 공개한 2상 중간 결과에서 60mg 투여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해서다.
위 연구원은 “폐활량 감소 예측치를 위약 대비 62% 늦추면서도 기립성 저혈압 외 기존 표준치료제의 부작용을 악화시키지 않았다”며 “오는 9월 2b상을 마치고 3상 진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BMS986278 임상 현황 발표에 따라 국내 바이오텍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위 연구원은 “국내서 유사 작용 기전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으로, 오토택신 효소를 저해해 섬유증 유발 인자인 LPA1의 생성을 억제한다”며 “무용성 확인으로 3상에서 실패한 파이프라인은 많지만, 오토택신-LPA1 작용 기전은 경쟁사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 발표에 따라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