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가 택시 기사에게 팁을 주는 서비스를 도입하자 시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팁 문화 정착으로 택시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과 결국 사회에 '택시 팁'이 고착돼 '제2의 배달음식 배달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는 지난 19일부터 '감사 팁'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반 호출이 아닌 카카오블랙, 모범, 벤티, 블루, 펫 등에만 팁 결제가 적용된다. 별점 5점을 준 경우에만 최대 2000원의 팁을 줄 수 있다.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사항으로, 결제 후 단순 변심에 의한 팁 환불은 불가하다. 팁은 플랫폼이 수수료를 떼지 않고 오롯이 기사에게 간다.
우리나라에서는 팁 문화는 익숙하지 않은 만큼, 이번 서비스를 접한 시민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택시 팁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팁을 경험한 기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팁을 받기 위해서라도 친절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취지다.
반면 팁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팁이 이번처럼 시범식으로 도입되다가 결국 사회에 고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제2의 배달음식 배달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이 "팁 실화입니까. 현재는 강제가 아니지만, 택시 팁도 마찬가지가 될 것 같다"면서 "배달음식 배달비도 결국 당연하게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글은 이날 국내 대형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화제가 되고 있는 팁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택시협의체 간 상생 논의 테이블에서 처음 논의가 이뤄졌다. 이후 "서비스 개선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선택적으로 팁을 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택시 기사들의 요청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응답한 것이다. 카카오T 측은 "강요나 대가성으로 감사 팁을 요구받은 경우, 반드시 카카오T 고객센터에 제보해달라"며 강제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