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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쇼트’의 실존 인물인 미 자산운용사 노이버거버먼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스티브 아이즈먼(사진)이 과거 테슬라를 공매도했다 큰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그는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2018년 테슬라를 공매도했다가 2년 후인 2020년 큰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고 밝혔다. 2020년 액면분할을 하고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다. 테슬라 주가는 2020년 말 235달러선으로 1년 전 대비 8배 가량 올랐다.
2020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할 때 공매도에 뛰어든 투자자들도 많았다. “당시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전통적인 주가평가지표에 들어맞지 않았다. 2021년 11월 테슬라 주가는 400달러를 넘겼다.
아이즈먼은 “오랫동안 (투자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밈 주식이나 컬트(cult) 주식을 공매도하는 것”이라며 “이들은 아무것도 없이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컬트는 추종을 뜻하는 단어로, 테슬라가 실적 등과 관계없이 일부 투자자들의 무조건적인 투자와 옹호를 받으면서 ‘컬트주’로 불리기도 했다. 테슬라에 수년 동안 투자해 온 ‘공매도의 제왕’ 짐 차노스 키니코스 창업자는 “투자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낙관적인 입장에서만 테슬라를 바라본다”며 “테슬라는 컬트주”라고 말했다.
아이즈먼은 최근 테슬라의 주요 모델 가격 인하에도 주가가 상승한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모델 Y와 모델 3 등 주요 모델들의 가격을 수 차례 낮췄다.
제품 가격을 낮추면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최근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률은 9.6%로 2021년 1분기 이후 2년여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269.06달러로, 연초 대비 148.9% 오른 상태다.
아이즈먼은 “지금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면 가격 인하 폭은 정말 충격적이다”며 “그래서 테슬라의 상승 여력은 예전만큼 크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컬트주’의 특성 때문에 여전히 공매도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