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에 맞은 교사…5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입력 2023-07-25 18:16
수정 2023-07-26 00:37
최근 5년 사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폭행당한 교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법정 분쟁이 급증하면서 교사에 대한 법률지원금이 연말까지 2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폭행당한 교사는 1133명에 달했다. 2018년 172건이던 교사 폭행은 지난해 361건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충남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담임교사 김모씨는 “최근 장난을 치는 학생의 발차기에 얼굴을 맞고 쓰러진 적이 있다”며 “교사들도 학부모의 민원이 두려워 쉬쉬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교권 침해 원인 제공자는 학부모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피해는 241건으로 2021년(148건) 대비 62.8% 늘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주로 아동학대로 교사를 고발해 괴롭히는 방식이다. 상당수가 무고성 신고로 교사가 기소되거나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사 62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아동학대 신고·민원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 중 무혐의 처분을 받은 비율은 61.4%에 달했다. 유죄가 확정된 사례는 1.5%에 그쳤다. 법조계 관계자는 “학부모가 교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수사기관에서 대부분 무혐의로 종결될 만큼 무고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쟁 증가로 교사들에 대한 법률 지원금 역시 크게 늘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975년부터 교사가 교육 활동 중 억울하게 소송을 당하면 심급별 500만원 상당의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는 교권옹호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중대 교권 침해 사건은 무제한 지원한다. 교총에 따르면 교사들이 받은 법률지원금은 이달까지 18억7928만원(누적 기준)이다. 올 상반기에는 66건에 대해 1억6055만원이 집행됐다. 심의에 오른 두 건 중 한 건은 교원 지도, 학교폭력 대응 등을 문제 삼은 학부모의 소송이었다.

교총의 교사 법률지원금 중 44.4%는 최근 4년 사이 집행됐다. 2019년부터 이달까지 8억3605만원에 달했다. 교총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올해 누적 지원금이 2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권용훈/이혜인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