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25일 대환대출 목적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대 0.38%포인트 내렸다. 조달비용 상승을 이유로 줄줄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시중은행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케이뱅크가 인터넷은행업계 1위(총자산 기준)인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금리 인하 결정으로 케이뱅크의 아파트 주담대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의 대환대출용 금리는 변동금리 기준 연 3.8~5.76%로 책정됐다. 최저 연 3.8%의 금리는 국내 은행권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상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06~6.829%로 케이뱅크보다 높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추세다.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연합회가 국내 주요 8개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SC제일 한국씨티)의 조달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지난 5월 3.56%에서 6월 3.7%로 0.14%포인트 올랐다. 이에 국민은행의 변동금리형(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최저 금리는 이달 17일 연 4.21%에서 18일 연 4.35%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우리은행(연 4.33%→4.47%)과 농협은행(연 4.34%→4.38%)도 금리가 뛰었다.
은행권의 자금조달 비용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이뤄진 케이뱅크의 금리 인하 결정은 카카오뱅크에 더 이상 뒤처지지 않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4월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연립·다세대주택 대상 주담대 상품을 내놓으며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케이뱅크의 이날 금리 인하 조치가 대환대출용 아파트담보대출에만 적용되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새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생활안정자금 마련 용도의 케이뱅크 아파트담보대출은 변동금리 기준 연 4.21~6.03%로, 여전히 카카오뱅크(연 4.06~6.829%)보다 높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