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10억 로또 아파트"…무주택자 1만명 몰렸다

입력 2023-07-26 07:11
수정 2023-07-26 07:12

4년 만에 나온 서울 용산구 아파트 분양에 무주택자 1만명이 몰렸다.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용산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다보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차익 매력이 커서다. 전용 85㎡ 이하에 추첨제가 확대된 점도 예비 청약자들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26일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지어지는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1순위 청약 65가구(특별공급 25가구 제외) 모집에 1만575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62.69대 1이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면적대는 전용 84㎡A였다. 11가구 모집에 5771명이 청약해 524.64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B도 마찬가지로 284.27대 1(11가구 모집에 3127명)로 세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어 △전용 105㎡A 51.33대 1(15가구 모집에 770명) △전용 122㎡ 42.1대 1(10가구 모집에 421명) △전용 105㎡B 27대 1(18가구 모집에 486명) 순이다.

지난 24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냈다. 총 25가구 모집에 2251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90대 1을 나타냈다.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생애최초 전용 84㎡는 355대 1로 2가구 모집에 710명이 지원했다. 생애최초 3가구에는 930명이 청약했고, 신혼부부 7가구 모집에 1182명, 다자녀 가구 9가구 모집에 100명이 신청했다. 기관추천 지원자는 8명이었다.


용산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함께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단 얘기다.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용산구에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2019년 11월 '용산데시앙포레' 이후 처음인 점도 지역 수요자의 관심을 모은 이유다.

분양가는 시세와 비교했을 때 10억원가량 낮다.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의 분양가는 3.3㎡(평) 당 평균 4500만원이다. 전용 면적별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84㎡ 16억3390만원 △105㎡ 20억7070만원 △122㎡ 25억299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강로3가 '센트럴파크' 전용 102㎡는 지난 5월 10억원가량 높은 30억원에 거래됐다. 대형 평수이자 같은 지역 '한강대우트럼프월드3' 전용 173㎡는 지난달 35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전용 85㎡ 이하 면적대에 추첨제 물량이 있다는 점도 청약자들이 몰린 이유다. 이 단지는 전용 85㎡ 이하 면적대에 추첨제를 적용하도록 분양 제도가 변경된 후 규제지역에서의 첫 청약 단지다. 전용 84㎡ 22가구 중 30%인 6가구가, 전용 85㎡ 초과 평형에선 8가구가 추첨제 물량이다.

그러나 각 타입별로 무주택자에게 75%가 우선 배정된다. 때문에 결국 1주택자의 몫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었다. 흥행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시세 차익을 꼽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정부의 규제지역 완화 이후 첫 분양단지가 흥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실수요자들은 물론 투자 수요가 풍부하다는 의미"라며 "용산 지역 용산정비창, 용산민족공원 등 인근 개발 호재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규제지역이다보니 유의할 점도 있다. 투기과열지역이기 때문에 당첨될 경우 3년 실거주 의무과 전매제한 3년, 재당첨 제한 10년이 적용된다.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은 1동, 지하 8층~지상 39층 규모 주거복합 단지로 110가구로 구성됐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아파트 90가구, 오피스텔 49실, 오피스 22실을 일반분양한다.

도보 거리에 용산역·신용산역이 있다. 2030년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라 교통 요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