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3개월여 만에 다시 10조원을 넘겼다. 국내 증시 전체의 신용융자 잔고도 ‘CFD발(發) 하한가 사태’ 이전인 20조원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잠시 움츠러들었던 ‘빚투’가 2차전지주 강세로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21일 기준 10조44억원이었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고가 10조원을 넘긴 것은 4월 27일(10조2057억원) 이후 약 3개월만이다. 유가증권시장을 합친 국내 증시 전체의 신용융자 잔고는 19조8575억원으로 ‘CFD발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수준에 근접했다.
국내 증시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4월 24일 20조4319조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4월 중순까지 에코프로·엘앤에프 등 2차전지주 상승세가 이어지며 개미들의 빚투도 늘었다. 4월 24일 발생한 동시하한가 사태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지난 5월 17일 18조3861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최근 2차전지주가 다시 강세를 보이며 줄어들었던 빚투 역시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신용융자 잔고 규모는 지난 3일 2574억원에서 24일 3223억원까지 늘었다. POSCO홀딩스 역시 같은 기간 4785억원에서 5837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빚투가 다시 늘면서 일각에서는 신용 매수가 중단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21일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되면서 신용융자 신규매수를 5월 15일까지 중단한 바 있다. KB증권도 비슷한 이유로 신용융자 한도를 일시적으로 축소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가 다시 늘고 있어 유의하고 있지만 아직 중단할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신용공여 상황은 신용거래가 한창 많았던 4월보다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4월 이후 신용공여한도를 일부 증액했다”며 “신용거래가 늘고 있어 아주 여유롭진 않지만 중단할 수준까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