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통계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쓰야 노리코 일본 게이오대 석좌교수(사진)는 24일 “저출산 속도를 늦추려면 아이를 낳는 가정에 직간접적인 금전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계청·유엔인구기금(UNFPA)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10회 인구 서머 세미나’에서다.
쓰야 교수는 “출산율 하락세가 3년 이상 지속되면 반등은 고사하고 감소 흐름 자체를 막기 어렵다”며 “조세 혜택, 아동 건강보험 관련 혜택 등 양육을 돕는 다양한 금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0년대 들어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연 3조엔(약 27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출산율이 안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작년 1.26명)에 머물러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쓰야 교수는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선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30~34세 여성 중 미혼자 비중이 1975년 8%에 불과했지만 2020년엔 39%까지 급증했다. 50세가 돼서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 비중은 18%에 달했다.
여성의 초혼 연령과 미혼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고학력 여성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다만 여성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루기 힘든 환경이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쓰야 교수는 “일본 여성은 결혼 후 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세 배 이상 증가(주 8시간→27.4시간)하는 반면 남성은 감소(주 4.1시간→3.6시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 지원을 통해 육아와 출산에 드는 비용을 줄여줘야 한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