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스텔란티스와 美 제2 공장 짓는다

입력 2023-07-24 17:57
수정 2023-07-25 00:51
삼성SDI가 미국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미국 현지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현지 생산 물량을 늘려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24일 스텔란티스와 함께 설립한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 2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지어지는 2공장은 34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짓고 있는 1공장의 연산능력도 기존 23GWh에서 33GWh까지 늘리기로 했다. 약 3조3000억원(약 25억달러)을 투자해 짓고 있는 1공장은 2025년 1분기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2공장의 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공장 인근인 인디애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1, 2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삼성SDI가 미국 내에서 스텔란티스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용량은 총 67GWh에 달할 전망이다. 통상 배터리팩 1GWh당 전기차 1만5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100만 대가량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신규 공장을 통해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최소 25개 신규 전기 차종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삼성SDI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단독 공장을 짓는 것보다는 완성차 업체와 합작공장을 짓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공장을 지은 후 고객사를 유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합작공장으로 사전에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제너럴모터스(GM)와도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연산 30GWh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스텔란티스, GM과 짓고 있는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삼성SDI의 북미 생산 능력은 연 97GWh에 달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에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2공장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스텔란티스가 미국의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앞당길 수 있게 최고의 안전성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