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새내기 교사가 극단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고인이 생전에 제자에게 남긴 편지가 공개됐다.
21일 온라인상에는 '돌아가신 서이초 선생님이 작년에 제자에게 쓴 편지' 제목의 글과 고인의 생전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편지는 코로나19 기간 등교가 진행됐던 지난해 9월 20일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편지의 왼쪽에는 고인이 남학생 제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겼다.
고인은 이 편지에서 "학교에서 해야 하는 것들도 늘 열심히 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우리 ○○아, 너의 노력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이렇게 빛이 되는 날이 왔구나"라며 "늘 대견하고 자랑스러워"라고 운을 뗐다.
이어 "선생님이 ○○이를 볼 때면 종종 깜짝 놀라"라며 "다른 친구들은 하지 못할 기발한 생각을 하거나, 자세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참 대단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이가 가진 장점들이 앞으로 더욱 빛날 수 있기를 선생님이 항상 응원한다"라고 편지를 마쳤다.
이 편지를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고인이 얼마나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을지 안 봐도 눈에 선하다", "고인을 따르던 학생들의 충격이 클 것 같다" 등 안타까운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였던 A씨(24)는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A씨가 당일 오전 정상적으로 출근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날 경찰 관계자는 "유족과 고인의 지인,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순차적으로 진술을 듣고 있다"며 "그동안 제기된 의혹 일부는 학교에서 밝힌 바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추가로 제기되는 의혹도 모두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