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근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내린 사건을 '교권 추락 문제'로 진단하면서 진보 성향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압박하고 나섰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교실에서 선생님을 무차별 폭행했다는 소식, 서초구 초등학교 선생님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는 소식 등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운을 뗐다.
장 최고위원은 "교권이 땅에 떨어진 결과 학교의 질서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선생님이 학생을 훈계조차 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을 만든 진보 교육감들은 대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조희연 교육감은 아수라장이 된 학교 현장의 민낯에 대해 알고는 있는지 의문"이라며 "학생 인권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교권도 보장하지 못한 진보 교육감들의 학교 해체는 공교육을 뿌리부터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다시 선생님들을 지켜야 한다"며 "공교육 정상화의 주요 과제로 교권 회복을 명시하고, 몽상가 아닌 망상가 진보 교육감들이 엉망으로 만든 학교 현장의 질서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교사 폭행 사건 및 극단적 선택을 언급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무참히 무너진 교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후속 조치 마련에 서울시 교육청, 교육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 A씨가 학교 교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새내기 교사로 알려진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과 교육 당국은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 B씨가 다른 학생들이 모두 보는 가운데 담당 학급 학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B씨는 해당 폭행으로 입 안이 찢어지는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조희연 교육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교사 극단적 선택 사건과 관련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이 끝나지 않았다"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 구성원이 받을 충격을 감안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 우리 교육청은 학교 구성원의 심리 정서 안정 지원과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 교육감으로서 아픈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