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간 쿠바 래퍼, 입술 꿰맸다…극단적 행동 벌인 이유가

입력 2023-07-20 09:16
수정 2023-07-20 09:52

쿠바에서 반체제 활동을 벌이다 실형을 선고받은 래퍼가 자기 입을 꿰맨 모습을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외신은 쿠바의 반정부 저항 래퍼 메이켈 오소르보(Maykel Osorbo)가 수감 중 입을 꿰맨 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오소르보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날 정치법 석방과 자신을 위한 철야 집회 참여를 독려하면서 해당 사진이 게재됐다. 오소르보는 "불의가 충돌하는 동안 나는 팔짱을 끼지 않고, 입을 다물지 않고, 그저 입을 꿰매겠다"는 말로 저항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입을 꿰맨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소르보의 지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소르보와 통화했는데, 동료와 함께 폭동을 조직했다는 헛소문을 포함해 부당한 구금 과정에서 가혹한 처벌과 식량 제공 제한 등 온갖 학대가 있었다"며 "의료지원을 제때 하지 않거나 진료 기록을 가족에게 넘기는 것을 거부하는 등 피해 양상은 다양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abc뉴스는 오소르보의 행위는 극단적이지만, 그가 지난해 단식 투쟁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투쟁이 처음은 아니라고 평했다.

오소르보는 쿠바의 반체제 예술을 선보이던 산 이시드로 운동(San Isidro Movement)을 펼쳐왔다. 쿠바 시위에서 널리 불리는 'Patria y Vida'(조국과 삶)도 오소르보의 노래로 알려졌다.

2021년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에 반발하는 대대적인 반정부 집회를 계기로 체포됐다가 지난해 증오범죄, 폭행, 공공질서 훼손, 국가기관 명예훼손 등 죄로 징역 9년 형을 선고받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앞서 오소르보와 같이 "부당하게 구금된 정치범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2021년 7월 쿠바 폭력 시위 진압 2주년 성명을 발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최대 25년형을 선고받았다"며 "쿠바 감옥에 남아 있는 700명 이상의 개인을 포함해 극심한 억압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목소리를 낸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