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실시공을 입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일제히 동참하기로 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등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 민간 아파트 공사장의 24시간 동영상 기록을 촬영해 보관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GS건설·현대엔지니어링·HDC현산·롯데건설·SK에코플랜트 등 상위 10대 건설사는 전 현장의 동영상 기록 관리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날 오 시장은 HDC현산과 GS건설이 공동 시공 중인 동대문구 이문3구역 공사장을 방문해 "건설 현장의 부실 공사와 전면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민간 건설사도 영상기록 관리에 모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시는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한 주요 아파트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공단계별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실시간 동영상 촬영·기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공사현장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현장 영상 기록 관리 시스템을 180여 개 국내 전 사업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도 안전 관리자들이 CCTV로 영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기록으로 남겨 정밀 모니터링하는 것은 처음이다. HDC현산은 기존에 운영 중인 '품질관리 시공 실명 시스템'에 '건설공사 동영상 기록 관리'를 접목해 조기에 도입을 완료할 방침이다.
GS건설은 지난 6월부터 일부 현장에서 철근 배근·철골·파일 공사 등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공종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다. 향후 공사 금액이나 규모와 상관없이 전체 현장에 동영상 기록관리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하층을 포함한 층마다 배근·콘크리트 타설 과정을 촬영해 기록하기로 했다. 2019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원격 드론 관제시스템을 구축한 대우건설도 공사 전 과정을 촬영하는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도 동영상 기록 관리 제도 확대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