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생검 전문기업 클리노믹스가 폐암 유발 EGFR 유전자 변이 4종을 3시간 안에 검출하는 장비를 개발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전혈을 넣어주면 혈장을 분리하고, 거기서 cfDNA를 걸러내는 과정이 모두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클리노믹스가 이번에 개발한 장비 ‘One-Stop All-In-One System(원 스탑 올 인 시스템)’은 대용량의 전혈(10ml)에서 혈액성분 및 핵산을 자동으로 분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비 연구책임자인 이성훈 클리노믹스 암연구소장은 “원래는 혈액을 받으면 실험자가 플라즈마를 분리한 뒤 cfDNA를 뽑아내고, 유전자증폭검사(PCR)를 수동으로 다 진행해 5~6시간 정도 걸렸다”며 “이번 장비는 구동을 하기만 하면,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해주고 결과값까지 도출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장비는 서울아산병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연구임상을 진행한 결과 조직검사와 비교했을 때 민감도는 90%, 특이도는 85%를 기록했다. 민감도와 특이도 수치가 낮은 편 아니냐는 질문에 이성훈 소장은 “다른 액체생검을 대조군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높은 민감도라고 본다”며 “조직검사를 기준으로 해 수치가 낮아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음 제품 버전을 연구하면서 단점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클리노믹스는 올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임상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성훈 소장은 “대용량 전혈 10ml을 사용하는 전 자동 장비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제품”이라며 “향후 사업화될 경우 연구자들과 임상의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