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제자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를 진단받은 교사의 남편이 이번 사건으로 아내에게 큰 트라우마가 남았다며 해당 학생을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 교사의 남편이라고 밝힌 A씨는 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제 아내가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피해 교사인 자신의 아내 B교사가 학기 초부터 문제의 남학생 C씨로부터 폭행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C군은 다른 학생들을 폭행했고, 이를 말리는 B교사까지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씨는 "더 황당한 건 (C군의) 부모에게 전화했지만 '미안하다, 괜찮으시냐' 말 한 마디 없었단 것"이라며 "'우리 애가 소리에 민감하다, 혹시 싸움을 말리려다 그런 것 아니냐'는 등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B교사는 정신과를 다니고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또 C군의 욕설과 폭행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고 한다. C군이 "아동 학대로 신고하겠다"며 B교사를 협박까지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B교사는 C군의 마음을 열어보겠다며 C군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색연필 세트와 스케치북 등을 사다 줬다고 한다. 또 C군이 좋아한다는 체스를 함께 두기 위해 체스도 배웠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또다시 C군의 폭행이 시작됐다. 체육 시간과 자신의 상담 시간이 겹친 걸 알게 된 C군은 화를 참지 못해 B교사에게 책을 집어 던졌고 욕설을 쏟아냈다고 한다.
B교사는 C군에게 "또 선생님을 때리면 고소할 수 있다"고 말하자 C군의 무차별 폭행이 시작됐다고 한다. 160㎝가 넘는 키에 몸무게 70~80㎏인 C군은 B교사를 들어서 던지고,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A씨에 따르면 폭행을 당하면서 전화기를 잡으러 가던 B교사에게 C군은 가위까지 집어 던졌다.
A씨는 "아내는 그런 상황에서도 요새는 소리 지르면 정서적 학대라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 소리도 못 지르고 머리만 감싼 채 참았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사건 당일 병원으로 달려가 보니 B교사는 얼굴이 부어 코피를 흘렸고, 입안은 찢어져 있었다고 한다. 또 얼굴부터 팔다리까지 온몸에 멍이 든 채 한 손에는 반깁스까지 하고 있었다.
A씨는 "그 부모는 전화 한 통 없다. C군의 부모는 학교에 전화해 미안하긴 하다는 말로 시작했지만 '우리 애 탓만은 아니다. 선생님도 잘못이 있다'고 했단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눈이 돌았다"면서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평생 제 아내 탓이라고 말하고 다니겠구나, 그 장면이 상상돼 아주 치가 떨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 앞에서 그 부모와 학생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길 바란다"며 아이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 작성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B교사 소식을 접한 교사 커뮤니티 회원 1800여명은 온·오프라인 탄원서를 작성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