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가 낳은 참사…구명조끼 없이 수색나선 해병대원 실종

입력 2023-07-19 18:30
수정 2023-07-20 00:50
지난달부터 20여 일 넘게 전국에 평균 600㎜가량의 비를 뿌린 장마가 19일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으로 향하면서 전국의 호우특보가 해제됐고, 모처럼 햇볕이 든 중부지방에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무더위가 찾아왔다. 장마전선은 주말께 다시 북상해 오는 22일부터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전국 기상관측소의 평균 누적 강수량은 590.8㎜다. 기상통계가 집계된 1973년 이후 연도별 장마철 강수량 순위 네 번째로, 이번 장마 기간인 지난 6월 25일~7월 18일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장마의 강수량이 가장 많다.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6년으로 704.0㎜다.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은 해는 2020년과 2011년으로 각각 강수량이 701.4㎜와 600.9㎜였다.

제주 한라산 삼각봉 관측소엔 이번 장마 기간 총 1890.0㎜의 비(오전 11시 기준)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의 1년간 평년 강수량 1545.5~1792㎜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지리산 부근인 전남 구례군 성삼재, 전북 남원시 뱀사골 등에도 연 강수량에 맞먹는 1000㎜ 이상의 비가 내렸다.

전국을 할퀸 전선이 남하하면서 이날 새벽 기상청은 전국의 호우특보를 해제하고 오전 10시부터 강원 동남부와 경북 해안 등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거나, 급격히 체감온도가 올라가며 폭염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조만간 일부 지역의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22일 오전 전남·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에 다시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25~26일에는 중부지방과 전북에서도 강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장마가 역대 최대 강수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한편 이날 경북 예천에선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섰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9시10분께 경북 예천군 미호리 하천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일병 등 3명의 대원이 급류에 휩쓸렸는데, 이 중 2명은 수영해 빠져나왔지만 A일병은 실종됐다. 사고 당시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사고 지점 인근에 상륙용고무보트(IBS)를 투입해 A일병을 찾고 있다. 예천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1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김대훈/이광식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