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없앨까요."
19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여기서 LG AI연구원은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 2.0'을 선보였다. 챗GPT처럼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하는 AI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날 '엑사원 2.0'에 AI가 실직자를 양산할지에 대해 물었다.
엑사원 2.0은 이에 대해 "반복 저숙련 근로자를 AI가 일부 대체할 것"이라며 "근로자 일부를 대체하겠지만 인간 근로자를 모두를 대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간 고유의 능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사원 2.0은 논문 2개를 바탕으로 이 같은 대답을 제시했다.
엑사원 2.0에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상품을 넣고 광고 문구를 생성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엑사원 2.0은 "당신의 피부와 아름다움을 책임질 최고급 화장품 세트를 소개합니다. 노하우가 담긴 블루박스 패키지는 당신의 외모의 자신감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할 것입니다."는 문구를 만들어냈다.
연구원은 2021년 12월 초거대 AI '엑사원'을 처음 선보인 이후 연구개발을 거듭해 이번에 한 단계 진화한 엑사원 2.0을 내놓았다. 엑사원 2.0은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특허와 논문 등 전문 문헌 약 4500만 건과 이미지 3억5000만장을 학습했다.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같은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했다. 여기에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고도 설명했다.
고객들이 엑사원 2.0을 원하는 용도나 예산에 맞게 모델 크기부터 종류(언어·비전·멀티모달)까지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날 연구원은 엑사원의 3대 플랫폼 ▲ 유니버스 ▲ 디스커버리 ▲ 아틀리에를 함께 소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질문에 대해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답변을 생성한다. 이달 31일부터 관련 베타모델을 연구원 내에서 오픈할 예정이다. 9월부터 LG그룹 모든 임직원에도 공개한다. 하반기부터 민간에 공개될 계획이다. AI, 바이오, 의료, 제약, 금융, 법률, 기업문서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LG그룹 임직원들의 디지털전환(DX)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주로 신소재·신약 탐색에 적용된다. 논문과 특허는 물론 화학분자 구조와 그래프 등과 같은 이미지 정보도 학습한다. 올 4분기에 LG화학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관련 연구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이미지를 이해하거나 생성하는 AI다. 화장품이나 전자제품 사진 등을 입력하면 맞춤형 광고문구 등을 도출한다. 연내 공개할 예정이고 외부에 공개해 사업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 원장은 "엑사원 2.0은 질문에 전문적이고 신뢰할 만한 답변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다른 AI 모델과 차별화된다"며 "기업들이 현장에서 적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