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새로운 '깡' 시리즈 '먹태깡'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와중에 한 온라인쇼핑몰에서 한 상자를 판매하자 9만여 명이 구입 대기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9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티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10분 어택'으로 판매한 '먹태깡 16봉들이 한 상자' 상품이 44초 만에 품절됐다.
'10분 어택'은 특정한 상품을 10분 동안 특가 판매하는 코너다. 이날 오전 10시 판매 직전에는 9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당 상품을 주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먹태깡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상자를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심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티몬 관계자는 "16봉 들이 230박스가 44초 만에 완판됐다"고 말했다.
먹태깡 출시 후 3주가량 지났지만 주요 판매처에서는 먹태깡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각 편의점 본사는 먹태깡 발주를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GS25와 CU의 경우 각각 지난주 두 차례, 한 차례 점포별로 4봉씩 제한적으로 발주를 받는 데 그쳤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물량이 충분히 비축돼야 발주를 받을 수 있는 만큼 향후 발주 계획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역시 제품 소량 입고시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귀 현상이 이어지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오픈마켓(온라인 쇼핑 중개)에는 정가(1700원)의 최대 8배 수준 가격에 판매하는 사례까지 보인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도 2~3배 가격의 매물이 올라왔다. SNS에는 일부 판매처에서 맥주 한 박스와 묶음 판매한 사례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공급물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기 때문. 농심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먹태깡은 첫주에 초도물량인 100만봉이 완판됐고 3주 만에 172만봉이 팔려나갔다. 농심은 둘째주에 30만봉이 팔린 후 증산 효과로 셋째주에 42만봉을 추가로 공급했다.
일각에서는 농심이 의도적으로 제품 물량을 제한해 희소성으로 화제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다만 농심은 예상치 못한 인기란 점을 토로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먹태깡이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보여 생산가능한 최대 수량으로 시장의 수요에 발맞춰 나가기로 했다. 셋째주부터 생산량을 30% 늘려서 공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먹태깡의 인기에 대해 업계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입소문 효과와 고물가 시대 저렴한 안주 대용 스낵이란 점을 꼽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메타의 새 SNS 스레드 계정에 먹태깡을 아사히 맥주와 함께 먹는 사진을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주목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 문화가 안착된 가운데 비싼 안주거리 대신 저렴한 대용품으로 인기를 끈다는 평가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열린 '컬리 푸드콘퍼런스'에서 "과자 수요가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맥주 안주로 냉동식품을 즐기던 수요가 과자로 많이 넘어온 점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가계 구매력 약화 속 가성비 선호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트렌드를 고려한 신제품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