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때리면 IQ 떨어진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아 뇌진탕 환자들과 일반 정형외과적 부상 환자들을 비교한 결과 뇌진탕과 IQ 저하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18일 의학저널 '소아과학(Pediatrics)'은 캐나다 캘거리대 키스 예이츠 교수와 미국 조지아주립대 애슐리 웨어 교수팀이 캐나다와 미국의 어린이병원을 찾은 뇌진탕과 정형외과적 부상 환자 860여명에 대한 조사 결과 뇌진탕은 IQ에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어린이들이 넘어지거나 머리를 물체에 강하게 부딪혀 발생하는 소아 뇌진탕과 관련, IQ 저하 여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궁금증 중 하나였다.
연구팀은 캐나다 캘거리, 밴쿠버, 에드먼턴, 오타와, 몬트리올 등의 5개 어린이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부상 3개월 후 IQ를 검사했고, 미국에서는 오하이오주 어린이병원 2곳에서 부상 후 3~18일 후 IQ 테스트를 했다.
연구에는 8~16세 뇌진탕 환자 566명과 정형외과적 부상 환자 300명이 참여했다.
예이츠 교수는 "뇌진탕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큰 우려가 있고 가장 큰 의문 중 하나는 뇌진탕이 전반적인 지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라면서 "이에 대한 데이터는 엇갈리고 의료계 내 의견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뇌진탕 그룹과 정형외과적 부상 그룹의 부상 직후 및 3개월 후 IQ 검사 결과를 사회경제적 지위, 성별, 부상 심각도, 뇌진탕 병력, 부상 당시 의식 상실 여부 등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뇌진탕은 IQ 저하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구통계학적 배경, 외상, 통증 경험 등 IQ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을 통제하고 부상이 IQ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뇌진탕 그룹과 정형외과적 부상 그룹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아 뇌진탕 후 IQ 점수를 세 가지 상호보완적 통계 모델로 분석한 결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없었다"면서 "전반적인 결과는 오히려 소아 뇌진탕 후 첫 몇 주에서 몇 달간 지능이 감소하는 것에 반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논문 제1저자 겸 교신저자인 웨어 교수는 "뇌진탕이 IQ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 연구의 결론은 뇌진탕 발생 며칠 후와 부상에서 회복된 3개월 후의 IQ 조사를 통합해 얻은 것이라는 점에서 아주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녀가 뇌진탕에 걸리면 부모들은 큰 두려움에 휩싸인다. 이 연구 결과는 부모들에게 '안심하라'는 좋은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