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12일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올려 140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발표하자 경기도가 “아직 합의가 덜 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수도권 전철이 연결돼 있는 만큼 지하철 요금을 올릴 때 경기도·인천시와 협의하는데,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서울시가 치고 나왔다는 것이다.
경기도 교통국 관계자는 17일 “서울시가 경기도와 인천시, 코레일이 속한 수도권통합환승할인협의체에서 요금 인상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12일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먼저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경기도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요금 인상을 알게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경기도, 코레일 등이 운영하는 지하철 1~9호선과 용인 경전철·김포 골드라인·의정부 경전철·하남선·7호선·분당선 등은 수도권 전철 노선체계로 연결돼 있다. 무료 환승과 이동 거리에 비례한 요금제가 적용돼 운영 주체 간에 책정한 요금이 다르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한 구조다. 지금까지는 수도권통합환승할인협의체에서 먼저 합의한 뒤 세 지방자치단체와 코레일이 함께 발표하는 게 관행이었다. 경기도 등은 이번엔 이 같은 과정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인상 내용을 확정했다. 경기도도 150원 인상안엔 불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견이 있는 부분은 ‘시기’다. 서울시는 인상 시기를 오는 10월 7일부터로 못 박아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아직 공청회와 도의회 협의, 소비자정책위원회 심의를 끝내지 않았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모두 끝냈다. 경기도는 10월 7일부터 150원을 인상하기로 대외적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형식적인 공청회와 도의회 협의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올초부터 150원 인상안에 대해 협의했고, 시점도 10월로 모든 주체가 인지하고 있었는데 왜 협의가 없었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민이 혼란을 겪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미 이렇게 진행된 만큼 최대한 협의를 빨리 마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