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신약 개발 계열사 SK바이오팜이 5년 뒤 아시아 최고 방사성 의약품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로 자금력을 키워 항암제 시장에서 혁신 신약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18일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년 뒤 아시아 1등 방사성 의약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2026년 150억달러 가치를 지닌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1년여를 맞은 이 사장은 SK바이오팜의 성장 전략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5~7년 후 시장이 열릴 차세대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겠다”며 “먹는 방사성 의약품(RPT),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가 그 대상”이라고 했다. 이들 분야 신약을 집중 개발해 차세대 먹거리인 항암제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들 기술에 대한 투자 방향은 올 3월 출범한 SK㈜와 SK바이오팜의 ‘혁신 신약 태스크포스(TF)팀’에서 정해졌다. 기술 확보 과정에서도 그룹과 협력한다. RPT 원료인 방사성 동위원소는 SK㈜가 2년 전 투자한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로부터 공급받는다. 신약 개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이 사장은 평가했다. TPD도 SK㈜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미국 기업 프로테오반트를 통해 기술을 보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SK바이오팜은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면서도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하는 ‘균형 잡힌 바이오텍’이 되겠다”며 “후보물질 기반에서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또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기반에서 항암제로 사업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했다.
연구개발 자금은 세노바메이트 매출로 충당한다. 내년까지 세노바메이트 월별 처방 건수 3만 건을 달성해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2032년까지 4조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 사장은 “미국 직판 망과 영업조직이 있기 때문에 제품을 하나둘 더 얹어가며 수익을 빠르게 낼 수 있다”며 “세노바메이트 이후 두 번째 중추신경계 제품은 2025~2026년께 직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