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가 컬리와 손잡았다. 컬리에서 산 주류 제품을 CU에서 픽업하는 게 가능해지고, 뷰티컬리와 협업한 컬래버레이션(협업) 매장도 생길 전망이다. 촘촘한 편의점 점포망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컬리와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략을 펼치겠다는 CU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컬리, 1만7000개 CU 매장 활용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17일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와 김슬아 컬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컬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각각 온·오프라인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양사가 공동 상품을 개발하고 각자의 충성 고객층에 대한 제휴 혜택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양사는 각각의 모바일 앱 ‘포켓CU’와 ‘컬리’ 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데 합의했다. 두 앱의 호환성을 높여 양사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 맞춤형 쇼핑 혜택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컬리는 CU와의 제휴를 통해 주류 판매를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전통주·위스키 외 다른 주종으로 주류 라인업을 확대한 뒤 전국 1만7000여개의 CU 점포망을 통해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행 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에 따르면 전통주를 제외한 모든 주류는 온라인 및 통신 판매가 금지돼 있어 컬리는 민속주와 지역특산주 외의 주류를 판매하거나 배송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컬리는 지난 2021년 12월 전통주 새벽배송 서비스 ‘샛별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기타 주류에 대해선 다른 오프라인 매장과 손잡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 4월 커피빈과 손잡고 출시한 ‘위스키 셀프 픽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마켓컬리에서 위스키를 주문한 뒤 가까운 커피빈 매장에서 신분증과 교환증을 제시하면 주문한 위스키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위스키 셀프픽업이 가능한 커피빈 매장은 전국 80여개 뿐인데, CU 매장을 확용하면 픽업 서비스 접근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배민 이어 컬리까지 손잡은 CU, O4O전략 강화
CU는 컬리와의 동맹으로 O4O 전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컬리가 CU 매장을 오프라인의 한계를 극복하는 거점으로 삼았다면 CU는 컬리 앱을 일종의 자사 플랫폼으로 활용해 매장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CU는 지난 1월 배달의민족(배민)과 손잡기도 했다. 배민 앱에서 CU 점포를 골라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면 편의점에 들러 물건을 고르느라 시간을 쓸 필요없이 빠르게 픽업할 수 있도록 한 편의점 픽업 서비스다. 배민 앱의 MAU는 약 1910만명, 컬리 앱의 MAU는 약 300만명으로 알려져있다. 포켓CU(약 120만명)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양사는 장보기와 뷰티에 특화된 컬래버레이션(제휴) 매장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컬리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던 신선식품은 물론 지난해 문을 연 뷰티컬리를 통한 화장품도 이같은 혁신 오프라인 점포의 콘셉트가 될 전망이다.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컬리와 전략적 파트너로서 온·오프라인 협업을 다각도로 모색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사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강력한 인프라와 상품 개발 노하우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