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17일 경북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골프장을 찾은 것을 두고 비판이 일자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고 할 사람이냐"고 되레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한 뒤 취재진들을 향해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면서 이같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홍 시장은 '경북 폭우 속 골프장을 찾은 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는 "기자 여러분들이나 눈높이에 맞게 좀 질문하라"면서 "주말에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개인 활동하는 거다. 기자분들은 그럼 주말에 나오라고 하면 그냥 나오냐"고 따져 물었다.
'골프장에 갈 때 관용차를 이용했냐'는 물음엔 "그 관용차 이야기하지 말아라. 개인 활동하는 데 관용차 사용하지 않는다"며 "내 차 있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질문하냐. 턱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트집 잡지 말아라.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고 십수년간 내가 했던 원칙"이라며 "뭘 트집을 잡아서 벌떼처럼 달려드냐"고 재차 불편해했다.
홍 시장이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지난 15일은 경북에 쏟아진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한 날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에서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기준 19명, 부상자는 17명이다. 대구에서도 지난 15일 오후 11시 기준 실종자 1명(북구)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는 다행히 직격탄을 피했지만, 시는 지난 14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상황실에 앉아있어야 할 시장이 본부 꾸려진 바로 다음 날 15일 골프 치러 간 정신 나간 시장을 어떻게 해야겠냐"고 비판했다.
이처럼 비판이 이어지자 홍 시장은 이날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주말에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냐"며 "주말 개인 일정은 철저한 프라이버시로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구는 다행히도 수해 피해가 없어서 비교적 자유롭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며 "그걸 두고 트집 잡아본들 나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그건 수십년간 해온 내 원칙이다.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