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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추진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기 게임인 ‘콜 오브 듀티’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에서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했다. MS의 블리자드 인수 후 콜 오브 듀티와 같은 블리자드 인기 게임이 MS의 비디오게임인 엑스박스(Xbox)에 독점될 것이라는 규제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CNBC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 게임 책임자 필 스펜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한 뒤에도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콜 오브 듀티를 유지하기로 소니와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FPS 게임(1인칭 슈팅 게임)인 콜 오브 듀티는 블리자드가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이다. MS 브래드 스미스 사장도 트위터에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위한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도 콜 오브 듀티를 더 많은 플랫폼과 더 많은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뒤 블리자드의 인기 있는 게임을 MS의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Xbox)에 종속시킬 것이라는 규제 당국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소니와 같은 경쟁업체에서 블리자드 게임이 배제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논리다. 이에 MS는 지난해 일본 게임사 닌텐도 등 경쟁업체와도 콜 오브 듀티 10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해 ‘캔디 크러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들을 개발한 업체다. 게임 이용자는 전 세계 4억 명에 달한다. MS는 지난해 초 IT 산업 역사상 최고액인 687억달러(약 89조원) 규모의 블리자드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MS의 블리자드 인수 작업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하려면 영국, 미국, EU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미 EU 집행위는 인수를 승인한 가운데 지난 4월 인수 불허 결정을 내렸던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최종 결론을 연기하고 사실상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CMA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 FTC가 법원에 MS의 인수거래를 중단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됐고, 항고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