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하청업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황욱정 KDFS 대표(69)가 구속됐다. KT 고위 임원들을 겨냥한 수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재남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밤 황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갈 우려가 있다”고 구속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이 황 대표와 함께 신병 확보를 시도한 KT 경영지원실 상무보 홍모씨(51), 부장 이모씨(52), KT텔레캅 상무 출신인 김모 KDFS 전무(58)의 구속영장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기각됐다.
검찰에 따르면 황 대표는 2021년 홍씨와 이씨, 김씨 등에게 “KDFS에 시설관리 용역물량을 늘려달라”는 청탁을 하고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홍씨 등은 기존 계약조건을 무시하고 당시 하도급 업체 중 가장 많은 물량을 받았던 KFnS의 용역물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대가로 2020년부터 올해까지 KDFS로부터 법인카드와 공유오피스, 가족의 취업 기회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거둔 부당이익이 한 사람당 최대 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앞으로 KT 고위 임원들이 이번 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전망이다. 특히 KT 고위 임원들이 일감 몰아주기에 힘입어 KDFS가 늘린 이익의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을 밝히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혹이 벌어진 시기 KT 경영을 맡았던 구현모 전 대표와 황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남중수 전 KT 대표도 조만간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