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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골디락스 가능성(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아마존을 필두로 최근 미국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역대급 매출을 올린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완화 소식에 뉴욕증시의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7.88포인트(0.85%) 오른 4510.04에 거래를 마치면서 15개월 만에 4500선을 회복했다. 아마존, 상품 3억 7500개 팔아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11~12일 이틀간 진행한 할인 행사 프라임 데이 기간 총 3억 7500만개의 상품을 팔았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를 알리진 않았지만 11일은 아마존 설립 이래 사상 최대 일일 판매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미국 전체 온라인 쇼핑 매출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데이 기간 미국에서 온라인 판매는 127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9억 달러보다 6.1% 증가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아마존이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운 것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도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이는 0.2% 감소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월스트리트저널 집계)을 뒤엎은 기록이다. 월가에서는 6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영향이 크다.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3만7000명으로 전주보다 1만2000명 감소했다. 미국의 6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4% 올라 시장 전망치(0.3%)를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4% 증가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물가상승률 둔화미국이 높은 임금 상승률과 강력한 소비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CPI와 PPI 등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둔화양상을 띠고 있다. 이날 나온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대비 0.1% 올라 예상치 0.4%를 하회했다. 전날 발표된 6월 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 3.1%를 밑돈 수치다.
연이어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을 밑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는 다시 열기를 띠고 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37.88포인트(0.85%) 오른 4510.04에, 나스닥 지수는 219.61포인트(1.58%) 뛴 1만 4138.5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가 45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4월 5일 이후 15개월 만이다. 나스닥 지수도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아이캐피탈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아나스타샤 아모로소는 "인플레이션이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골디락스의 순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JP모간체이스의 수석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최근보고서를 내고 “올해 미국 증시는 완전히 ‘포모(FOMO) 증후군 영역’에 들어섰다”고 바라봤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신만 주식 매매차익을 못얻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 투자자의 심리를 나타낸다. 콜라노비치는 결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고평가 상태에 놓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4분기나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미국 경제에 경기 침체가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