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3월부터 시행한 ‘오피스 퍼스트’ 근무 제도를 일부 손질한다. 코로나19로 3년여간 재택근무를 기본 근무제도로 도입했다가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어서다. 사무실 기반으로의 근무 제도 확립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오피스 퍼스트 근무 제도에 부문·그룹·직속 실 단위 조직장이 근무 방식의 최적화 여부를 검토 및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조직장이 적합성을 검토해 승인하는 경우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는 의미다. 변경된 내용은 다음달부터 적용한다.
이 같은 변화로 카카오 내부에선 재택근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나마 조직 특성을 반영해 일부 허용된 재택근무에 ‘조직장 승인’이라는 새 허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셀이나 파트 등 최소 단위 조직이 자율적으로 근무 방식을 정하면 됐다.
카카오 내부에선 반발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도 오피스 퍼스트 근무 도입 후 관련 불만이 지속 제기돼왔다. “어디에 있든 주어진 일만 잘하면 되는데, 굳이 사무실로 출근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할 때 사무실로 출근하는 체제에 익숙해진 직원들에게 사무실 출근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7월 도입했던 ‘격주 놀금제’도 반년 만에 폐지하고, 마지막 주 금요일만 놀금제로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도 재택근무를 줄이면서 직원들의 반발을 겪었다”며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도 업무가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경쟁사인 네이버는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부터 완전 원격근무와 주 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는 오피스 근무 방식 중 개인이 선택하도록 했다. 네이버의 원격근무 비율은 절반 정도로 알려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