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로 불리는 유명 여성 학원강사들만 콕 찝어 납치를 시도하고 금품을 뜯어내려 한 40대 남성이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수민 부장검사)는 13일 특수강도미수, 강도예비 등 혐의로 박모(40)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올해 5월19일 A(41·사망) 씨와 함께 유명 학원강사 김모씨가 출강하는 학원 주차장에서 김씨의 차량 뒷좌석에 탑승, 흉기로 협박하며 납치해 금품을 갈취하려 했으나 김씨의 남편에게 저지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A씨가 직접 범행을 실행하고 있을 때 A씨와 약속한 다른 장소에서 그를 태워 도주하기 위해 대기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실패 후 달아났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박씨는 같은 달 2∼6일에도 다른 학원강사 김모씨를 범죄 대상으로 삼기 위해 서울 대치동의 학원과 주거지 등을 염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와 A씨는 올해 초 동남아에서 유흥 생활을 즐기다 서로 알게 된 사이로,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강의 일정 및 주거지가 공개된 유명 여성 학원강사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이들은 범행을 당해도 이미지 추락 등을 걱정해 수사기관에 쉽게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A씨의 인터넷 검색 기록에는 학원강사들의 순위, 연봉, 나이, 결혼 여부 등 상세한 프로필이 나왔다. 이들은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약 한 달간 7차례 이상 범행 현장을 사전 답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박씨가 사망한 A씨에게 대부분의 책임을 떠넘기려 했지만 현장검증, 통화내역, 차량 블랙박스 동영상, 흉기 지문·DNA 감정 결과 그가 범행 전반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