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각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아직 '축포를 터뜨릴 때는 아니다'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가 나왔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등으로 빠르게 정책 전환을 할 경우 그간의 물가 둔화 성과를 되돌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IMF는 1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조망 보고서(Surveillance note)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인플레이션의 교훈은 정책을 너무 일찍 완화하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은 '이른 축하(premature celebrations)'를 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세계 각국의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었지만 특히 G20 국가에선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를 타겟으로 삼는 국가 중, 한국과 일본, 캐나다,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이 모두 2% 이하로 물가를 낮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페인이 유일하게 물가상승률이 2% 밑으로 내려왔지만 근원물가는 아직 높은 수준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같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내려올 때까지 통화정책의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부문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의 명확한 소통과 금융당국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재정정책도 물가 하락을 위해 역할을 해야한다고 봤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예외적으로 늘어난 지출을 줄여야한다는 지적이다. 지원이 필요한 경우엔 취약계층에 한정해 일시적으로 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성장을 촉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MF의 세계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0%로, 2000~2019년 역사적 평균인 3.8%를 하회한다.
국가 부채 위기, 기후변화 위협도 언급됐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금은 기후변화, 부채의 고통, 무역 긴장, 경제 분절화 등 전환의 시기"라며 "G20이 성장과 번영의 길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