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엣지패널' 기술 중국에 넘긴 톱텍 전 대표, 징역 3년 확정

입력 2023-07-13 11:37
수정 2023-07-14 09:00
삼성디스플레이 엣지 패널 기술을 중국 업체에 팔아넘긴 협력 업체 톱텍 임직원들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으로 기소된 톱텍 전 대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톱텍 임원 2명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나머지 관련자 4명에게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톱텍 등 업체 2곳에는 벌금 1억원이 각각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구 부정경쟁방지법의 '영업비밀' 및 '영업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를 한 자'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톱텍은 1994년 당시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브라운관 TV 자동화 설비를 납품하면서 삼성과 인연 맺었다. 2014년 1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엣지 패널 양산을 위해 개발된 기술이 탑재된 시제품과 공법 기술을 제공받아 엣지 패널 설비를 제조했다. 엣지 패널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휴대폰 제품이 흥행하면서 톱텍의 매출은 2017년 1조1384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2018년 톱텍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자신들이 보유한 엣지 패널 설비 관련 기술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으나, 삼성은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럼에도 톱텍은 2018년 3월 중국에 A씨의 형수 명의로 별도 법인을 설립, '우회 수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2018년 5월 국가정보원 산업기술보호센터가 관련 첩보를 입수했고, 조사를 거쳐 같은 해 8월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톱텍이 중국으로 넘긴 설비는 16대, 수출 예정인 설비는 8대, 제작 중인 설비는 12대 등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톱텍이 155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임직원들을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 후 톱텍은 삼성과의 거래가 끊기면서 매출이 지난해 기준 30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영업비밀 공동보유자가 영업비밀을 누설한 경우, 다른 보유자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로 인정할 수 있는지였다.

1심 재판부는 "톱텍이 삼성에 전달한 정보가 더 많다"며 범죄 사실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재판부는 공소사실 가운데 구 부정경쟁방지법의 영업비밀누설과 영업비밀국외누설 부분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는 등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공소사실 기재 기술 정보는 당시 시행되던 구 산업기술보호법상 보호되는 산업기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구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봤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