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미국 정찰기가 북한의 경제수역 상공을 무단 침범했다며 북한이 최근 공개적으로 반발한 가운데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담겼다는 평가다. 지난 4월 처음 발사에 성공한 고체연료 기반 ‘화성-18형’ ICBM의 성능 향상을 위한 시험 발사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늘 (오전)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한 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높이는 것)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시간·최고 고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은 오전 11시13분께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에서 약 서쪽으로 250㎞ 떨어진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비행시간은 약 74분으로, 역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가장 길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 4월 13일 화성-18형 시험 발사 이후 90일 만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를 화상으로 연결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며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앞서 NATO 31개국 정상은 11일(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촉구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