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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로 예정된 중국의 갈륨 수출 통제가 임박하면서 전기자동차(EV)를 제조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로이터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갈륨은 현재 LED에서 휴대전화 어댑터,반도체용으로 많이 쓰이지만 특히 EV용 인버터에 많이 쓰인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는 EV 의 무게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질화 갈륨에 대한 필요성이 높다. 질화 갈륨은 백금이나 팔라듐 같은 다른 반도체 재료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EV에서는 질화 갈륨 화합물이 열을 발생시키지 않고 많은 전력을 처리할 수 있어 온보드 충전기 및 배터리 팩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전기 흐름을 제어하는 인버터에 활용된다.
갈륨은 아연 광석과 보크사이트에서 미량으로 발견되며, 보크사이트를 가공해 알루미늄을 만들 때도 생성된다. 유럽의 필수광물관련기구인 CRMA에 따르면 갈륨의 약 8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개발중인 반도체에 질화갈륨 화합물을 사용하는 미국 트랜스폼의 공동설립자인 유메시 미시라는 “질화 갈륨은 동일 조건에서 더 빠르게 충전하거나 동일한 속도일 경우 더 작은 지점에서 충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6년경 시장에 출시될 다양한 EV 모델의 온보드 충전기 설계 단계에서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력중이다.
광물 전문가들은 중국이 8월부터 게르마늄과 갈륨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기로 함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영향을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CMI(필수광물연구소)의 알라스테어 닐이사는 차세대 EV 설계 초기 단계에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질화 갈륨보다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실리콘 카바이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자동차 부품공급업체의 한 소식통은 앞으로 동력 관련 부품의 반도체에 질화갈륨을 사용할지 실리콘 카바이드를 사용할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중국의 갈륨 수출 통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독일의 인피니온은 지난 3월 질화갈륨 반도체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캐나다의 GaN 시스템스를 8억 3천만 달러(1조74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광물 전문가들은 알루미늄을 만들기 위해 보크사이트를 가공할 때 갈륨이 생산되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을 중단하면 다른 국가들이 대체하기 위한 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 해도 대안을 찾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