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20억달러 교환사채 발행

입력 2023-07-11 20:18
수정 2023-07-12 00:38
LG화학이 해외에서 LG에너지솔루션 주식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총 20억달러(약 2조5900억원)를 조달한다.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하자 선제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총 369만4824주(지분 1.57%)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B를 총 20억달러어치 발행한다고 11일 공시했다. EB 투자자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환대상 주식으로 바꾸거나 채권 금리를 받고 만기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번 EB는 만기 5년(이자율 연 1.25%)과 7년(연 1.85%)으로 10억달러씩 발행된다. 주당 교환가격은 각각 68만7500원과 71만5000원이다. 이날 종가(55만원)에서 25~35%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오는 8월 28일부터 주식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주관사는 씨티, 골드만삭스, HSBC가 맡았다.

LG화학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는 것은 2차전지 설비투자와 신사업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조달한 자금으로 내년까지 전지 재료 시설투자에 7318억원, 친환경 시설투자 및 신약 개발에 662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EB 발행이 LG에너지솔루션 주가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4월 대규모 EB를 발행한 SK하이닉스처럼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4월 총발행주식의 2.8%인 2조2400억원어치의 해외 EB 발행을 발표한 이후 1주일간 6.61% 하락했다. EB 발행 공시 당일에만 1000만6643주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EB 투자자가 헤지 목적 등으로 공매도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