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1일 오후 4시 25분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증권사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던 새마을금고가 자취를 감추면서 중소형 사업장의 PF 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GS건설 사태까지 겹치며 대형 PF 사업장만 간신히 본 PF로 전환되는 추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F 조달 규모가 크지 않고 시공사 순위도 낮은 책임준공 신탁형 사업은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여 있다. 책임준공형 사업장에 자금을 대던 새마을금고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도 PF 셀다운(재매각)을 받아줄 새마을금고와 같은 기관을 찾기 어려워지자 자금 집행에 나서기 더 힘들어졌다. 더 높은 금리와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하는 추세여서 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도 급감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신한·KB·우리·하나자산신탁이 상반기 수주한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은 총 5건에 불과했다.
최근 성사되는 PF는 대부분 대형 시공사가 이전부터 참여하고 있던 대규모 사업이다. 시공사들도 기존에 브리지론 단계에 있던 사업장을 본 PF로 넘겨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려 하고 있다. 인천 효성지구 개발 사업(7500억원)을 비롯해 유엔사 부지(1조3000억원) 등 4000억원 이상의 대형 딜만 원활하게 본 PF로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PF 시장의 ‘큰손’ 메리츠금융그룹은 선순위 담보인정비율(LTV) 45% 이하 사업장에만 PF 대출 승인을 내주고 있다. 전체 사업비가 1조원이면 4500억원까지만 선순위 PF로 들어가는 셈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아산 탕정지구 공동주택 개발 사업에 3800억원의 PF 대출을 집행했다.
메리츠그룹 이외에 선순위 대주로 참여하는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신규 대출이 열려 있지만 승인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될 만한 사업장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신규 수주에 나서는 우량 시공사를 찾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GS건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터지며 PF 시장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선순위 자금 집행과 다른 증권사의 셀다운을 받아주던 새마을금고가 사라지자 대형 증권사들이 낮은 LTV로만 들어가고 있어 중·후순위 자금 모집이 쉽지 않아졌다”며 “대형 시공사가 끌고 가는 사업장만 딜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모두 스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