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9세 한국 남성 중 절반이 결혼 경험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역시 3분의1 가량이 독신이었다. 기혼 여성 가운데 추가 자녀 계획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90%에 육박했다. 특히 아직 아이가 없는 기혼 여성의 평균 계획 자녀 수는 0.68명에 불과했다.
통계청은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양한 인구 관련 통계들을 정리해 결혼, 출산, 육아분담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저출산 현황을 분석한 자료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1970년 29만5000건에 비해 10만3000건 감소했다. 인구 1000명 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3.7건으로 1970년(9.2건)대비 5.5건 줄었다. 출생아 수 감소로 대상 인구가 줄어든 것 이상으로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독신 남녀의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5∼49세 남성 중 미혼인 사람의 비율은 2010년 35.3%에서 2015년 40.2%, 2020년 47.1%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결혼 대상 남성 인구의 절반 가량이 50세가 될 때까지도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성 미혼 비중 역시 2010년 22.6%, 2015년 27.1%, 2020년 32.9%로 계속 늘었다.
결혼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출생아 수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2022년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2012년 48만5000명에 비해 10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합계 출산율도 같은 기간 1.30명에서 0.78명으로 감소했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출산율(1.58명)의 절반 수준이다.
몇 명이든 자녀를 낳겠다는 여성의 비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5∼49세 기혼 여성 중 추가 자녀 계획이 있는 여성의 숫자는 75만6000명으로 대상 전체 여성의 12.5%에 불과했다. 2010년만해도 이 숫자는 121만5000명으로 전체 여성 중 비율이 15.8%에 달했는데 10년 만에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2020년 기준으로 아직 아이가 없는 기혼여성(15~49세)의 추가계획자녀수는 0.68명에 불과했다. 2010년 조사에선 1.17명에 달했던 것이 1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결혼을 한 사람 가운데 1명의 아이도 낳지 않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법적 혼인 상태가 아닌 혼외자 출생아 수는 2021년 7700명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출생아 수가 전체적으로 줄면서 숫자 자체는 20년 전인 2001년(7119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서 2.9%로 1.6%포인트 높아졌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