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비상문을 강제로 열겠다며 난동을 부린 10대 승객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마약 중독이 의심돼 전문가 감정을 받는다.
11일 인천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김연실 부장검사)에 따르면 항공보안법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를 받는 A(18)군은 국립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에 감정 유치된다.
감정유치는 피의자의 정신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의사나 전문가의 감정을 받는 제도다. 지난달 23일 경찰로부터 A군을 송치받은 검찰은 범행 동기 등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입국 당시 그가 갖고 있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압수해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이 1년 전부터 휴대전화에서 마약 관련 내용을 검색하고 지인들에게 불안 증상을 호소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중독과 심신장애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정 유치를 했다"며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사 결과와 종합해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군은 지난달 19일 오전 5시30분께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소란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여객기 탑승 전 한 달가량 머문 필리핀 세부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A군은 이륙 후 1시간가량 지나자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등 이상 행동을 하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후 여러 차례 비상문을 열려다가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에게 제압됐다.
그는 경찰에 인천행 여객기를 타기 이틀 전 필리핀 세부에 있는 호텔에서 현지인 6명과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