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사했습니다"…아내 글에 응원 쏟아진 사연

입력 2023-07-11 10:03
수정 2023-07-11 10:07

남편이 퇴사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의 사연에 훈훈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남편이 퇴사했다'는 제목의 글이 36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3일 올라온 해당 글에서 누리꾼 A씨는 "지난주 목요일 남편이 퇴사했다. 모처럼 일찍 퇴근했다길래 '웬일이야!'라며 기분 좋게 퇴근했는데 주차장에 남편이 늘 타고 다니던 회사 트럭이 없었다. 그때 '드디어 때려치웠구나'라고 직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몸을 쓰는 일인데 허리가 많이 안 좋아 몇 번이나 치료를 받았던 터에 인간에 대한 배려라고는 없는 회사의 처우에 남편이 아주 지쳐있었다"면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일을 알아보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꾸역꾸역 버티던 남편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기쁘다고 춤출 소식은 아니었지만, 그간 많이 고생했으니 이참에 몸도 마음도 추스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내심 좋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다 같이 노고를 벗어난 남편을 축하하는 가족 회식을 하고, 불금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또 회식. 토요일도 거나하게 마셨다. 당분간은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려 한다"면서 "이번 주엔 몇 개월 전부터 계획했던 제주 여행을 간다"고 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무엇보다도 남편을 우선으로 걱정하고 챙기려는 A씨의 마음에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남편이 부인 덕에 힘낼 수 있을 듯", "부인 잘 만난 남편분은 좋겠다", "부자 되실 분이다", "멋진 아내다", "이런 분이랑 같이 사는 분은 도대체 어떤 복을 가진 거냐", "열심히 일하는 남편과 이해와 배려해 주는 아내가 있고 토끼 같은 자식이 있는데 무엇이 부럽겠냐", "응원하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특히 많은 이들이 고물가 시대에 A씨와 같은 마음을 갖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혼 부부들이 '맞벌이'가 아니면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기혼남녀(남녀 각 250명, 25세 이상 39세 이하)의 '맞벌이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0.8%가 '현재 맞벌이 중'이라고 밝혔다. 맞벌이 중이라 답한 이들 가운데 '결혼할 당시부터 줄곧 맞벌이'인 가정은 83.2%, '결혼할 당시에는 아니었으나 현재 맞벌이'인 가정은 16.8%였다.

맞벌이하게 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가 6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21.7%), '자아실현의 필요성을 느껴서'(15.5%), '기타'(2%),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0.7%) 순이었다. '요즘 시대에 먹고 살기 위해'라는 의견도 있었다.

쏟아지는 응원에 A씨는 "많은 분이 공감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우리 가족에게 큰 힘이 됐다. 정말 감사하다. 덕담해 주신대로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 다들 복 받으시라"고 인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