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12일 하루 파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민주노총이 지난 3일부터 벌이고 있는 산별노조 릴레이 파업에 참여한다는 것인데,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오전·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일 예정이어서 대규모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지만 금속노조 최대 조직인 현대차 노조의 이번 파업에는 적잖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사측과 진행 중인 임금 및 단체협상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민노총발(發) ‘정치 파업’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현대차 노조에 “명백한 불법”이라며 파업 방침 철회를 요구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민노총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고 지난 3일 시작한 총파업은 명백한 정치파업으로, 불법이다. 반정부 전선 확대, 일본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투기 중단, 노동자 정치세력화 등 임금·근로조건과 무관한 내용이 파업 목적의 대부분이다. 민노총은 건설현장 폭력행위(건폭) 근절, 이권 카르텔 해체 등 정부의 노사 법치주의 확립 노력을 ‘노동개악’으로 폄훼하고 있지만 여기에 동의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나.
더욱이 쟁의권 확보 절차를 무시한 불법파업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쟁의권을 확보하려면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중재가 원활하지 않아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내부 조합원 대상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필요하다. 현대차 노조는 이 조건들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판단이다. 현대차 노조는 “쟁의권이 필요한 임단협 관련 파업과 달리 민노총과 금속노조의 파업 지침을 따라가는 형식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적 조치를 경고한 정부와의 충돌이 우려된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국내 상장사 합산 영업이익 1위까지 달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임금이나 근로조건과 무관한 노조의 총파업으로 이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현대차가 끊임없는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노사가 무분규로 힘을 합친 결과이기도 하다. 아직 갈 길이 먼데 민노총의 정치투쟁에 현대차 노조가 총대를 멜 이유가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