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트위터에 대적할 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를 출시하면서 각 회사 소유주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서 한 사용자의 게시물에 '저크는 약골'(Zuck is a cuck)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저크는 저커버그의 약칭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익명성에 기대 활동하는 부계정 사용자들을 비꼬며 '실물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면 네 고용주한테 전화해줄 텐데'라는 게시물을 올리자 머스크가 "이 플랫폼(트위터)은 특히 이런 이유에서 익명 이용자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응수한 게 발단이었다.
그러자 다른 사용자가 이 머스크의 이 발언을 리트윗하며 "일론은 언론의 자유를 보호(Protect free speech)하고, 저크는 브랜드의 목소리를 보호(Protect brand speech)한다"라고 대비하며 머스크를 추켜세웠다. 그러자 머스크가 이 게시글에 저크는 약골이란 원색적인 댓글을 달며 호응한 것이다.
머스크의 이런 공격적인 댓글 게시는 콘텐츠 규제 정책을 용인해온 저커버그와 대비해 '표현의 자유 수호자'를 자처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를 57조 원에 인수하기 이전부터 SNS가 콘텐츠 내용을 이유로 계정을 정지하거나 게시물을 삭제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메타의 자회사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지난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허위 정보 콘텐츠를 대거 차단한 것을 두고 일부 보수 진영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해쳤다는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두 CEO 간의 자존심 대결은 저커버그가 트위터를 겨냥한 소셜미디어 스레드를 새로 출시하면서 격해지는 모습이다. 온라인매체 서치엔진저널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내놓은 스레드는 머스크가 게시물을 올린 9일 기준 가입자 수가 1억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 출시 1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다.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출시 전부터 스레드를 놓고 설전을 벌이던 중 두 사람이 실제 격투를 벌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머스크가 "나는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게 발단이었다. 이에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위치 보내라"며 장소를 정하라고 하고, 머스크가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하면서 불이 붙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