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본부 내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현안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긴급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최근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 변경을 추진한 것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 땅값과 관련됐다는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셈이다.
10일 한국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부는 도로국 도로정책과 내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응 TF를 지난 8일 구성했다. TF는 서기관급 팀장을 비롯해 20여명의 도로국 직원들이 지원 근무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민간위원 등 외부인이 참여하지 않는 정부 부처 내부 TF가 20여명 수준으로 꾸려지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관가 안팎에서는 국토부가 대규모 TF를 급히 꾸린 것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현안에 사활을 건 행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경기 하남시와 양평군을 종점으로 하는 도로를 놓는 사업이다. 평일 출퇴근과 주말 관광 수요로 인해 교통혼잡이 심한 국도 6호선과 수도권 제1순환망 등 양평 지역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신규 도로를 개설하는 내용이다. 동부 경기 지역 주민의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문제는 정부가 당초 추진하던 양평군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27.0㎞ 도로 대신 종점을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하고 도로를 2.0㎞ 확장하는 내용의 대안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야당은 변경된 도로 노선이 양평군 강상면에 김건희 여사 일가가 보유한 토지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원 장관은 "김 여사 측이 선산을 옮기지 않는 한 민주당의 날파리 선동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동안 국력을 낭비할 수 없어 이 정부에서 추진됐던 모든 사항을 백지화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